회사가 준 AI 도구로는 부족하다는 직장인이 열에 일곱이 넘습니다. 가장 많이 꼽힌 문제는 「우리 회사와 이 업무를 모른다」(28%)였습니다. AI가 우리 일을 배우려면 누군가 가르쳐야 합니다. 가르칠 사람은 이미 회사 안에 있는데, 막상 AI에 넣으라고 하면 멈칫하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회사 AI에 비어 있는 건 우리 일에 대한 지식입니다
코그니전트가 직장인 1만여 명을 조사해 10월 9일 보고서를 냈습니다. 기업의 AI 도입을 돕는 컨설팅 회사라 결론에 자기 일감이 걸려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앞에서 본 28% 바로 뒤가 「지금 하는 일에 맞게 고칠 수 없다」(27%)였고, 어떤 도구가 있는지 몰라서 못 쓴다는 사람은 7%였습니다.
도구를 나눠 주고 사용법을 가르쳐도 이 빈칸은 그대로 남습니다. 범용 AI는 세상 일반은 알아도 우리 팀 보고서 양식, 거래처마다 다른 조건, 지난번에 왜 그렇게 정했는지는 모릅니다. 이런 지식은 매뉴얼에 반쯤 적혀 있고, 나머지는 오래 일한 사람의 머릿속에 있습니다. 신입이 들어와 일을 제대로 하기까지 몇 달이 걸리는 것도 같은 까닭입니다. 그동안 옆자리 선배에게 물어 가며 채우는 것들이 지금 회사 AI에 비어 있는 칸입니다.
동료에겐 거의 다 주는 노하우, AI에겐 넷 중 하나는 안 줍니다
싱가포르국립대와 에모리대 연구진은 10월 7일 낸 논문에서 인사·관리·영업·마케팅 직장인 61명에게 업무 자료를 만들게 했습니다. 절반에게는 사람 동료가, 나머지에게는 AI가 그 자료를 다시 쓴다고 알리고 허락을 물었습니다. 사람 동료 쪽은 31명 중 30명이, AI 쪽은 30명 중 23명이 허락했습니다. AI 쪽에서는 통제를 잃는다, 내가 대체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왔습니다.
노트북 화면을 짚으며 옆 동료에게 설명하는 직원
이 망설임에는 까닭이 있습니다. 후배에게 일을 알려 주면 나는 그 후배의 선배로 남습니다. 후배가 내 방식대로 일을 처리하면 누가 가르쳤는지 팀이 압니다. 내 노하우가 AI 안으로 들어가면 결과물에는 내 이름이 남지 않고, 그 노하우가 언제 어디에 쓰이는지도 알기 어렵습니다. 회사 AI의 빈칸이 잘 안 채워지는 까닭 하나도 여기 있다고 봅니다.
고칠 수 있고 이름이 남으면 더 꺼내겠다고 답했습니다
어떤 조건이면 더 내놓겠느냐는 물음(7점 척도, 4점이 변화 없음)에서 사람 동료보다 AI 쪽 점수가 뚜렷하게 더 오른 조건은 둘이었습니다. 「나중에 검토하고 고치고 거둘 수 있다면」 6.03점(사람 동료 5.26점), 「다시 쓰일 때 내 이름이 붙는다면」 6.07점(4.97점)입니다. 돈을 받는다면 6.30점으로 가장 높았지만 사람 동료 쪽(6.19점)과 거의 같았습니다. 모두 조건을 가정해 물은 예상치입니다.
돈은 누구에게 주든 반가운 조건입니다. AI라서 더 커지는 요구는 이름과 통제입니다. 질문은 하나로 모입니다. AI에 넣은 노하우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팀장이 이 질문에 먼저 답해 두면 노하우를 꺼내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팀장이라면 노하우 정리를 부탁하기 전에 두 가지를 정해서 알려 줍니다. 하나는 그 노하우가 쓰이는 자리마다 만든 사람의 이름을 적는 칸입니다. 공유 문서 맨 위에 「작성 김OO · 마지막 수정 10월 11일」 한 줄이면 충분합니다. 다른 하나는 만든 사람이 언제든 고치고, 빼 달라고 하면 빠지는 길입니다. 고칠 권한은 만든 사람에게 그대로 두고, 「빼 달라는 요청이 오면 그날 안에 뺀다」는 규칙 한 줄을 팀 공지에 적어 둡니다. 둘 다 새 도구 없이 오늘 정할 수 있습니다.
노트북 옆 공책에 손으로 메모를 적는 모습
팀원이라면 내 일을 AI에 가르치는 문서를 먼저 내 것으로 만들어 써 봅니다. 우리 팀 보고서 양식, 거래처별로 조심할 점, 자주 틀리는 것 세 가지를 한 장에 적어 AI 대화 맨 앞에 붙이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써 보면 그 한 장이 얼마나 일을 줄이는지 내가 먼저 압니다. 회사가 그 한 장을 공용으로 내 달라고 하면, 그때 이름 칸과 고치고 거두는 길이 있는지 물어보면 됩니다. 이 두 가지를 물으면 내 노하우를 지키면서 팀에 내놓을 수 있습니다.
회사 AI가 우리 일을 모르는 까닭 하나는 아직 아무도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가르칠 사람은 이미 회사 안에 있습니다. 팀장이 할 일은 노하우를 내놓으라고 하기 전에, 나중에 고치고 거둘 수 있다는 것과 쓰일 때마다 이름이 남는다는 것부터 약속하는 일입니다. 직원이 할 일은 내 노하우가 들어간 자리에 내 이름이 붙는지 먼저 묻는 것입니다. 그 두 약속이 서면 노하우를 꺼내는 사람이 늘고, 회사 AI도 그만큼 우리 일을 배웁니다.
출처
Cognizant. New frontiers, new frictions: Mapping the DNA of AI adoption. 2026년 10월 9일. https://www.cognizant.com/en_us/aem-i/document/ai-adoption-in-workplace/cognizant-new-frontiers-new-frictions-mapping-dna-ai-adoption.pdf
Cognizant. 80% of Employees Want to Use AI More Than Their Jobs Allow. 2026년 10월 9일. https://news.cognizant.com/2026-10-09-80-of-Employees-Want-to-Use-AI-More-Than-Their-Jobs-Allow
Tianqi Song, Zicheng Zhu, Hancheng Cao, Yi-Chieh Lee. When My Skill Becomes Agent Skill: How Knowledge Workers Share Their Expertise with AI Systems. arXiv 2610.09608, 2026년 10월 7일. https://arxiv.org/abs/2610.09608
본문 사진: 동료에게 설명하는 직원, TheStandingDesk(Unsplash License). https://unsplash.com/photos/rV_jbvr12i4
본문 사진: 공책에 메모를 적는 손, MJ Duford(Unsplash License). https://unsplash.com/photos/45u1mboQtQE
표지 사진: 유리벽에 포스트잇을 붙이는 사람, Vitaly Gariev(Unsplash License). https://unsplash.com/photos/l1zo8YxFT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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