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대 양쪽의 AI

AI5.0
계산대 양쪽의 AI

이제 가게 계산대 양쪽에 AI가 서기 시작했습니다. 사장님 쪽 AI는 가게에 적힌 정보를 읽고 손님 질문에 답합니다. 손님 쪽 AI는 여러 곳에 적힌 정보를 비교해 손님 대신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두 AI가 기대는 재료는 결국 사장님이 적어 둔 가게 정보입니다.

 

미리 써 둔 답변 대신 매번 새로 쓰는 답

카카오가 9월 29일 톡채널 AI 상담 서비스 「카나나 상담매니저」를 업데이트했습니다. 톡채널로 들어온 손님 문의에 AI가 대신 답하는 서비스입니다. 지금까지는 사장님이 미리 등록해 둔 답변으로 응대했습니다. 이제는 등록한 답변에 더해 채널에 올린 매장 정보와 메뉴, 최근 소식까지 모아 질문에 맞는 답을 새로 씁니다.

 

답변을 넣는 방법에서도 같은 방향이 보입니다. 이제 답을 완성된 문장으로 쓰지 않고 짧게만 적어도 AI가 문장으로 풀어 줍니다. 문장을 다듬는 일은 AI가 맡고, 사장님에게는 무엇이 사실인지 챙기는 일이 남습니다.

 

메뉴판을 고치면 답도 바뀐다

이번 업데이트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따로 있습니다. 채널 홈이나 소식, 메뉴를 고치면 그 내용이 AI 답변에 자동으로 반영됩니다. 카카오는 답변을 따로 고칠 필요가 없다고 설명합니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사장님이 먼저 챙길 곳이 보입니다. 답변 목록보다 채널에 적힌 가게 정보가 먼저입니다. 휴무일이 바뀌었는데 채널 어디에도 고쳐 두지 않았다면, AI는 옛 정보를 그럴듯한 문장으로 안내할 수 있습니다. 채널에 남아 있는 지난 소식 한 줄도 답의 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끝난 이벤트 공지를 그대로 두었다면 한 번 걷어 둘 만합니다.

 

고친 정보가 답에 제대로 들어갔는지는 사장님이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AI 답변 미리보기」 창에 직접 물어보면 손님이 받을 답을 먼저 볼 수 있습니다.

 

손님 쪽 AI는 어떤 가게를 고를까

계산대 반대편에서도 비슷한 일이 생기고 있습니다. 영국 런던정경대(LSE)의 한 연구자가 AI에게 호텔 예약을 맡기는 실험을 하고, 9월 25일 논문으로 공개했습니다. AI 모델 28개가 뉴욕 실제 호텔 179곳을 두고 예약 과제 3,600개를 풀었습니다. 호텔마다 등급, 동네, 체인 소속, 가격, 취소 조건, 조식 여부, 후기 점수 같은 항목 열 가지가 적혀 있었습니다.

 

모델마다 고르는 방식이 달랐습니다. 조건을 따져 고른 23개 모델 가운데 11개는 체인 호텔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가격과 품질이 같아도 힐튼, 메리어트 같은 체인 브랜드 다섯 개 모두를 체인에 속하지 않은 호텔보다 선호했습니다. 동네 차이를 걸러 내자 그 수는 7개로 줄었습니다.

 

호텔을 고른 실험이라 동네 가게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이 실험에서 AI가 저울에 올린 재료는 목록에 적힌 항목이었습니다. 체인 소속도 그 목록의 한 줄이었습니다.

 

사장님 쪽 AI와 손님 쪽 AI 사이에는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사장님 쪽 AI가 할 답은 미리보기로 먼저 볼 수 있습니다. 손님 쪽 AI가 우리 가게를 어떻게 읽고 왜 다른 곳을 골랐는지는 사장님이 들여다볼 길이 없습니다. 사장님이 손댈 수 있는 곳은 AI가 읽어 갈 정보 쪽뿐입니다.

 

두 사례를 나란히 놓으면 사장님 일의 무게가 옮겨 가는 방향이 보입니다. 지금까지는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답장을 쓰는 일이 중심이었습니다. 답장 한 통은 그 손님 한 명에게만 닿습니다. 소개란에 적어 둔 한 줄은 AI를 거쳐 그 가게를 묻는 모든 손님에게 닿습니다. 체인의 이름값처럼 작은 가게가 당장 바꿀 수 없는 것도 있습니다. 그래도 가게에 적어 두는 정보만큼은 오늘 사장님 손으로 채울 수 있습니다.

 

오늘 고쳐 둘 가게 정보 세 줄

저는 손님이 자주 묻는 질문부터 챙기시면 좋다고 봅니다. 영업시간, 주차, 예약 방법처럼 매번 손으로 답하던 질문이 있다면 그 답을 채널 소식이나 소개란에 한 줄씩 적어 둡니다. 그러면 AI가 읽어 갈 답이 생깁니다. 톡채널이라면 「답변률 올리기」에 뜨는 질문, 곧 손님이 자주 묻는데 아직 답이 없는 질문부터 채우면 됩니다. 무언가 바뀐 날에는 답장보다 소개란을 먼저 고칩니다. 휴무일이 바뀌거나 가격, 메뉴가 달라진 날이 바로 그날입니다. 톡채널을 쓴다면 고친 뒤 「AI 답변 미리보기」에 한 번 물어보고, 손님이 받을 답이 달라졌는지 확인합니다.

 

가게의 장점을 적을 때는 꾸미는 말 대신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을 고릅니다. 「친절한 가게」라는 말보다 「예약 변경은 전날까지 무료」라는 한 줄이 손님에게도 AI에게도 더 많은 것을 알려 줍니다. 가게가 없는 1인 사업자도 다르지 않습니다. 홈페이지 소개글과 플랫폼 프로필이 그 사람의 계산대입니다.

 

오늘 답장 하나를 더 쓰는 대신, 가게 소개란 한 줄을 고쳐 두시기 바랍니다.

 

출처

카카오 보도자료. 「카카오, ‘카나나 상담매니저’ 업데이트…AI 기반 고객응대 강화」. 2026년 9월 29일.
https://www.kakaocorp.com/page/detail/12151

 

Pavel Kireyev(런던정경대). PriceBench: A Diagnostic Benchmark for Price, Quality, and Brand Preferences in LLM Booking Agents. 2026년 9월 25일 arXiv 사전 공개 논문.
https://arxiv.org/abs/2609.31468

 

표지 사진: 대리석 계산대와 케이크 돔이 놓인 카페, Ceba Solutions(Unsplash License). https://unsplash.com/photos/iWvAd5n1B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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